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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벗으려는 여걸을 내동댕이 쳤소.(공개 회개 합니다.)-전금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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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7-12 11:04 조회1,6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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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동 - 2012.4.18

 

조용한 시간 난데없는 생소한 소리가 적막을 깨뜨리고 방해를 한다.
  ❝ 뻐꾹. 뻐꾹.  뻐꾹 ❞
봄은 벌써 지났는데 내 주머니 속에서는 뻐꾹새 소리가 요란하다. 오는 여름 질겁하고 주머니 속으로 더위 피해 피서 왔는가. 아들이 핸드폰 신호음을 바꿔 처음으로 듣는 호출음 이였다. 여보세요. 뻐꾹새 소리 흔적을 열어 제치자 낭랑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가는 자동차 엔진소리 소음에 목소리 주인을 분별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모르는 척 퉁명스럽게 대답할 수도 없어서 반가운 척 하였다. 이런 경우에는 신의와 양심 둘 사이를 어찌 접수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상대방을 위한 아름다운 베려 일까, 아니면 이중인격의 표출일까. 머리카락이 희어지고, 더 나아가 민둥산을 만드는 동네로 오기까지 모르는 것이 이토록 복잡했던가. 교육과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을 터득하려고 평생 배워도 끝이 없다는 중국 문자까지 수고하지 않아도 이미 내 머릿속에는 안착되었다.
❝오늘 오후 7시에 공업고등학교 앞 해물 탕 집에서 만나.❞

이제야 알만한 목소리 주인이다. 그러고 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약속시간이 생각나 시계를 보니 20분전이다. 운동할 요량으로 부지런히 걸어서 도착하니 벌써 4명이 맛난 해물을 포식중이다. 고향에서 배꼽까지 흐르는 코 길이를 자랑하던 배꼽 친구 모임이다. 해물 탕 간판아래 현관을 들어설 때 반갑게 맞이하는 주인아저씨를 보니 몇 년 전 일이 생각나 절로 웃음이 난다. 성도 가정에서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려니 붙잡는 방법으로 보신탕 5그릇을 예약한다. 잠시 후 보신탕 집 문을 열고 들어설 때 주인아저씨가 전화하신 분이냐 한다. 그렇다고 하니 주방을 향해 고함을 친다.
  ❝보신탕 다섯 분 오셨다. ❞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마음 정리가 안 된다. 사람을 메뉴로 보는 경박함에 웃어야 할까, 아니면 내가 얼마나 못났으면 보신탕일까, 그것도 못난 사람을 보면 그것 뭐 라고 하지 않나.

모임을 수년 전에 7명이 모여 시작하였는데 몇 해가 흘러 지금은 6명이다. 먼저 간 그 친구는 성질 급한 갈치처럼 천국가기가 그렇게도 급하였나 보다. 반갑게 수인사를 하고 아무도 손대지 않은 탕 앞에 자리를 잡았다. 보리타작하던 갈증 난 농부가 얼음냉수 들이키듯 깊은 바다 소금물을 얼마나 마셨기에 터질듯이 살이 오른 새우를 집어 들었다.
  ❝아주머니 이 새우 암컷인가요. 수컷인가요.❞  ❝ 예, 암컷이어서 맛이 참 좋아요,❞
그런데 이 새우 아주머니는 왜 이렇게도 매끄러운 거야. 한참 동안 치마를 벗기려고, 벗기려고 애를 써 보았지만 붉은 양손으로 감싸 안은 치마를 영영 벗으려 하지 않는다. 갑자기 속에서 울화가 치밀었다. 기회는 이때다. 화내는 내 모습을 보는 저 친구들의 표정이 궁금했다. 큰 것을 그냥 메치면 파편이 많이 틸 것 같아 가위로 절반을 자른 후 상위에다 내동댕이쳤다.
  ❝에이, 왜 이렇게 안 벗는 거야, ❞  
  ❝야, 야, 야, 너 악수할 때부터 달랐어. 교회서 무슨 일이 있었으면 그 사람하고 해결해야지, ❞

모두들 당황하는 빛이 역역하다. 그러고 보니 들어오면서 평소와는 다르게 아무런 말도 하지를 않았다. 그러니 오기 전에 크게 다투고 온 줄로 아는 것이 당연하다. 속으로 손뼉 치며 재미를 만끽한다. 이래서 사람들은 외형에 그렇게도 치중하나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보이지 않는 장미 한 다발 안고 기뻐한다 해도 가시 돋친 도끼눈으로 바라보면 장미다발은 어느새 난도질을 당한다. 누구나 시야에 들어오는 형상에 중독증을 일으켰던가. 형상을 넘어서지 못하는 연약한 우리네 인간이다. 따스한 사랑에 가스불로 열기를 불어넣으니 새우 아줌마가 속살까지 보이며 훌훌 잘도 벗어 버린다. 남 보기 민망하여 한입에 포식을 했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장소를 바꾸어 2차로 갈아타자는 말을 뒤로하고 잰걸음을 따라 나섰다. 내 모습이 보이지 않을 쯤 터덜터덜 내딛는 구두 굽 소리는 왜 이렇게 힘이 없을까? 구두 굽 소리가 힘이 없는 것은 새우 아줌마가가 후비 싼 치마 탓일까. 아니면 휘영청 밝지 못한 초승달 탓일까. 어느 한곳에서 힘을 잃으면 그 기운은 파장이 되어 멋대로 흐르는 세상이니 치마도 파장이 되었고 구두 굽도 초승달도 파장을 일으켰겠다. 해서 오늘 밤 가로등이 그토록 힘을 잃었었구나. 내 이제 부터 심히 좋은 파장만 만들어 보리라. 새우 아지매여, 초승달이여, 가로등이여 눈에 힘주고 살피기를 잘하소. 응원하는 자 없으면 제풀에 죽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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